독서

<반 고흐, 영혼의 편지>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mood.er 2019. 12. 2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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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에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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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마음은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삶의 여백 ]


테오에게


의욕적으로 일하려면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흔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훌륭하게 될 거라고 하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너는 그런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잖아. 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침체와 평범함을 숨기려고 한다.



사람을 바보처럼 노려보는 텅 빈 캔버스를 마주할 때면, 그 위에 무엇이든 그려야 한다. 너는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캔버스의 백치 같은 마법에 홀린 화가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버리지.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

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 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여러분께서는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의 숨은 뜻이 무엇인지 느껴지시나요? 하얀 백지 상태의 캔버스가 두렵다는 것의 역설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이 불현 듯 드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도 고흐는 그가 살던 시대 (1853년 출생 - 1890년 사망)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마치 훨씬 미래에 살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을 위한 화가였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고흐 작품 전시회를 관람한 후로 <반 고흐>의 열렬한 팬이 되었고, 당시 고흐의 그림의 색채에 대한 감흥과 감동을 평생동안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고흐의 불운했던 삶을 알았기에 동생 테오에게 보낸 서신들을 책으로 집필한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으며, 그에게 삶이 왜그리 가혹했어야만 했는지,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위에 소개한 편지는 바로 새하얀 캔버스가 두려운 마음이 너무나도 컸지만, 그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굳은 결의와 각오에 대한 내용을 동생 테오에게 보냈습니다.


누구보다도 실수가 두려웠고, 아무것도 없는 텅빈 캔버스를 무엇으로 채워야할지에 대한 두려움은 고흐에게 마치 커다란 공포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흐는 그러한 두려움을 이기고자 했고, 캔버스의 "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는 비웃음을 깨부술 수 있는 진정한 화가가 되고자 하는 그의 간절한 소망과 열망이 동생 테오에게 보낸 서신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고흐에게 캔버스는 예술혼을 담는 끝없이 하얀 여백이기도 함과 동시에 자신의 삶속에서 느껴지는 팅빈 여백과 같은 끝없는 두려움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포함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고흐의 자화상


그가 느꼈던 삶에 대한 쓸쓸함과 두려움은 고흐 만의 것이 아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두려움이고, 고통이었기에 고흐의 그림을 통해 오늘날 우리들이 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당시 고흐가 느꼈던 몸부림 속에서 나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만 같습니다.



그의 동생 테오와 삼촌이 미술상이었음에도, 고흐가 생전에 팔았던 그림은 평생동안 그렸던 900여점의 작품 중 단 한점<아를의 붉은 포도밭>뿐이었습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힘겹게 극복하면서 혼신을 쏟아 부어 그린 그의 작품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그에게 얼마나 커다란 고통이었을까요?



그것은 분명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과 극한의 공포였을 것입니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서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서신을 읽으며, 마치 우리 곁에 고흐가 살아 숨쉬는 것 같았습니다.


삶이 두렵고, 쓸쓸하며, 힘겨운 모든 분들에게 고흐의 영혼의 편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에는 고흐의 삶에 대해 보다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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