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고흐의 죽음은 자살 혹은 타살일까? <고흐, 영혼의 문에서 관람 후기> - 약간의 스포 주의 -

mood.er 2020. 1. 9. 19:50
반응형

고흐의 죽음은 자살 혹은 타살일까? <고흐, 영혼의 문에서 관람 후기> - 약간의 스포 주의 -


이전글


[예술] - <반 고흐> 극한의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고독



어제 관람한 영화 <고흐, 영혼의 문에서> 가 전해주는  여운과 잔잔한 감동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중의 관심과 집중을 크게  받고 각종 영화관을 점령하는 상업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배우들의 명연기와 감독의 섬세한 연출을 통해 고흐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함께 따라가다 보면, 고흐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듯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고흐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접하고 들었던 이야기와 평판을 통해  머릿속에 강력하게 각인된 그의 이미지 중 첫번째는 신께서 그에게 주신 특별한 재능으로 천재적인 화가로서 명작을 남긴 세기의 화가라는 사실과 둘째는 그의 인성에 관해서는 마치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과 같이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싫어하며, 독선적이고, 고집이 너무 세서 주변 사람들과 타협할 줄 모르는 비현실주의자, 혹은 몽상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 고갱과 싸운 후 자신의 귀를 잘라버리는 광인이자, 자신의 가슴에 권총을 쏘고, 결국 젊은 나이에 사망에 이른 비운의 천재 화가로서의 이미지가 무척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영화를 통해 '고흐'라는 사람이 <세기의 천재 화가>라는 거창한 타이틀에서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의 인간'으로 고흐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원했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는 사랑 받기 원하고, 사랑을 주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선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대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어린아이처럼 자연을 흠모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에 자신의 영혼을 불사를 수 있는 정열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해타산적인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그의 주변 사람들 중 대부분은 그가 지닌 순수함과 그가 얼마나 깨끗한 영혼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고흐의 삶은 일생 동안 외롭고, 고독했으며,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고흐를 싫어했을 뿐 아니라, 그가 그린 그림까지도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였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 대한 세상의 시선, 즉' 고정관념과 편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조금은 예사롭지 않았던 고흐에 대한 사람들의 적개심은 마치 현대에서 흔히 말하는  '왕따 시키다'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고흐의 행동 중에 남과 다른 방식의 기괴한 부분들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무슨 권리로 고흐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탄원했던 것일까요? 


이 영화는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열정적인 가슴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그가 사랑하는 세상을 불멸의 그림으로 그려낸 가장 인간적인 사람 고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동안 고흐의 죽음이 타살, 혹은 자살인지에 대해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고흐가 타살 당한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실제 법의학자들에 따르면, 그가 총상을 입은 부분이 왼쪽 옆구리 부분인데 고흐는 오른손 잡이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오른손 잡이가 왼손으로 쏘았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총구를 자신의 배에 대고 쏘았다면, 옷 주변과 피부에 그을음이 묻고, 화상도 생기는데 그의 상처에 난 총상이 무척 깨끗했는데, 그러한 정황은 적어도 고흐와 떨어진 다른 곳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고흐는 총을 다루는 방법을 알지 못했으며, 총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또한 그가 오베르에 머무는 80일 동안 약 75점의 작품을 남길만큼 왕성하고 열심히 그림 그리는 것에 매진하던 그가 갑자기 자살 했다는 사실이 과연 맞을까요?


아직까지 자살과 타살 중 무엇이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제와서 무슨 소용일까 싶네요.



고흐가 자신과 자신의 그림을 싫어하고 흉하다고 생각하는 신부에게 말합니다.


"저는 영원할 수 없지만, 제 그림은 아마도 영원하지 않을까요?"


그의 답변을 들은 신부는 "정말 그럴까요?"라고 반문했지만, 지금 우리들 곁에는 그의 그림뿐만 아니라, 영화를 통해 "인간 고흐"로서 우리 곁에 가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을 소개하며, 오늘의 소감을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을 팔지 못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 중략-  다음 시대의 화가들이 더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발판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언가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너무 짧고, 특히 모든 것에 용감히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몇 년 되지 않는다."

  

- 1988년 8월 무렵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