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반 고흐> 극한의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고독

mood.er 2019. 12. 30. 14:14
반응형

지난 시간 고흐의 가족과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가 살아 생전에는 평생 단 한 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하였고, 늘 동생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고흐에게 커다란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전

[예술] - 고흐의 어머니 < 고통의 순간이 지나면 >



위대한 화자 모네의 곁에는 그의 고모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 듯이, 고흐에게도 그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후원해주는 동생 테오의 보살핌이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풍요로운 삶을 누린 것에 대해 어렵고 가난한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고, 병들고, 임신까지 한 창녀 시앤을 거둬주고 그녀와 함께 지냈으며,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쳐 성직자가 되고자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성직자가 되겠다는 그의 의지 마저저도 사제들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첫사랑을 실패 한 후 그가 사랑했던 다른 여성들과의 사랑도 이루어지지 못한 탓에 언제나 고독과 외로움이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같은 길을 걷고 있던 동료 화가들과의 사이도 나빴는데, 그토록 믿고 신뢰했던 고갱과의 관계도 불행하게 막을 내리자 스스로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귀를 자른 후 정신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결국은 가슴에 권총을 쏘았고, 몇 일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심리학자들은 고흐의 삶과 그림을 연구하였는데, 그는 심각한 조울증 환자였고, 알코올 중독, 귓병, 정신착란, 매독, 등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고흐의 마지막 작품으로 여겨지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경우  심상치 않은 노란색과 깊은 바다보다도 더 깊게 보이는 파란색의 강렬한 보색 대비와 검푸른 하늘이 그 아래 꿈틀대고 있는 밀밭을 짓누르는 듯한 분위기, 까마귀로 추정되는 검은 새떼가 그 사이를 날아가고 있는 모습은 고흐 자신의 지독하고 암울했던 고독과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을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가 오베르에서 지낼 당시 그린 <오베르 교회>의 경우 그림의 선들이 직선으로 그려져 있지 않고, 꿈틀거리는 듯한 선들로 표현했는데, 여기에서도 보색효과를 극대화 시켜 비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직선으로 그리지 못한 것, 진한 코발트 블루와 보라색을 사용하여, 강렬한 보색대비를 극대화 시킨 점들은 그가 앓고 있던 병들로 인한 징후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천재들의 이런한 극도의 우울한 증세가 오히려 위대한 작품으로 표현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고흐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었던 고흐는 화가< 렘브란트>와 <밀레>를 가장 존경하였고, 그들의 영향으로 <감자 먹는 사람들>처럼 네덜란드 화풍의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의 그림을 주로 그리다가, 인상파 화가들을 만나게 됨으로써 기존의 화풍보다 더욱 밝은 색채를 사용하여 고흐 자신만의 화풍을 확립해 나갔습니다.


이 후 고흐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작품 <해바라기>에서 사용된 밝고 강렬하게 이글거리는 듯한 노란색을 사용했는데, 당시 인상파 화가들은 밝은 색상을 표현하기 위해  색깔을 섞지 않고, 원색 그대로 화면에 병치시켜, 그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망막에서 혼합되게 하는 특이한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고흐의 그림속의 색상들은  마치 꿈틀대는 뱀을 연상시키는 스펙트럼 색띠를 병치시켜 보는이로 하여금, 감정이 요동치는 듯한 독특하고, 강렬한 화풍을 창조했습니다.


우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유명한 그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은 고갱이 그의 곁을 떠난 후 괴로움과 외로움에 휩쌓여 있을 때 마치 그림 속의 모든 색들이 분노로 이글거리고, 용트림하는 듯한 격한 감정과 가슴속 깊은 곳의 광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이젤을 들고 야외에 나가서 주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햇살의 변화로 생기는 그림만을 그리던 여느 화가들과 달리 고흐는 낮에 그린 그림 뿐만 아니라 햇빛이 사라진 밤의 적막함과, 고요함, 밤이 주는 무섭고 섬뜩하면서도,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감정들까지도 완벽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아를 밤의 카페>, < 별이 빛나는 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아를 광장의 밤의 카페 테라스>, 등 야간에 그린 풍경들을 보면 고흐처럼 밤의 풍경들을 완벽하게, 잘 표현한 화가는 전무후무할 것입니다.


그가 생전에 팔린 단 하나의 작품이 약 400프랑(한화 10만원 정도)였는데, 그의 사후 100년이 되었을 무렵 약 100만배가 되어 2004년 당시 그의 그림은 약 800억원으로 사상 최고의 그림값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죽기 전 고마움과 미안함 마음을 담아 그의 그림들을 동생 테오에게 물려주었는데, 고흐가  사망했던 바로 이듬해 동생 테오마저 세상을 떠나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비록 고흐가 살던 당시 사람들에게 미움과 외면을 받았던 그의 작품들이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가치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은 것을 알게 된다면, 저 멀리 하늘에서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생 테오와 친구에게 보낸 편지들과 그가 남긴 작품들은 <고흐>라는 한 사람의 감동적인 전기이자, 세기의 위대한 천재 화가가 남긴 발자취가 되었습니다.



"불평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며, 반감없이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려다보면 어리저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건 가능한 일이며, 그 과정에서 막연하게나마 희망을 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삶의 다른 측면에서 고통이 존재해야 할 훌륭한 이유를 깨닫게 될지도 모르지, 고통의 순간에 바라보면 마치 고통이 지평선을 가득 메울 정도로 끝없이 밀려와 몹시 절망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에 

대해, 그 양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그러니  밀밭을 바라보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게 그림 속의 것이라 할지라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경지에 이르고 싶다. 어쩌면 내그림의 거친 특성 때문에 더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 그것이 나의 야망이다. "


  -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말했던 그의 소망이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비록 그가 살아생전에는 아닐지라도......

그가 남긴 그림을 통해  깊은 감동뿐만 아니라 '고흐는 그 누구보다도 격렬하고 고뇌했고, 

그 경지를 뛰어 넘었던 위대한 화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테니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