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김용규 작가의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 - 어린 왕자 편을 읽고

mood.er 2020. 2. 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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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 페리의 어린 왕자 : 만남의 의미 -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 - 김용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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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김용규 작가의 [철학 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 시간, 언어편]을 읽으며...




요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친구들과의 만남은 후일로 기약하고, 일찍 귀가하다보니,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되었어요. ~^^~ 


유시민, 신영복, 한동일, 김용규 작가님들의 글을 즐겨 읽는데, 특히 김용규 선생님의 철학 카페에서 시리즈를 열심히 섭렵하고 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의 표지에 적혀 있는 '문학에 대해 항상 궁금했지만, 감히 철학에게 물어보지 못한 것'이라는 문구는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주었어요.


이 책에 담긴 14가지의 문학 작품 중에서 오늘은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어린 왕자    : "오, 아름답다."

 

별             : "난 네가 아름다워."


어린 왕자    : "아냐, 난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 난 너처럼 크지도 않고, 너처럼 빛을 내지도 못하고, 난 너처럼 오래 살지도 못하는 걸! 난 정말 아무 쓸모도 없어."


별            : "하지만, 네가 내 크기를 알기 전에는 난 내가 얼마나 큰지를 몰랐어. 네가 내 나이를 알기 전에는 난 내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도 몰랐지. 네가 내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기 전에는 난 내 모습이 어떤지도 몰랐어. 더구나 네가 내게 말을 걸기 전에는 난 말도 할 줄 몰랐단다. 그래서 만일 네가 없다면 난 다시 내 크기를 모르게 될 거야. 내 나이도 잊게 되겠지. 내 모습도 볼 수 없을 거야. 난 다시 벙어리가 된단다. 넌 내 거울이야.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지. 넌, 이 넓은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란 말이야."



어린 왕자의 꿈 속에서 별과 나눈 대화를 통해 무언가 아름답거나 소중한 것은 그것을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 페리는 조종사로서 비행기 사고로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었는데, 그 때 아주 절실하게 '인간은 자신을 인간으로 알아봐주는 상대로 인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나를 알아주는 상대가 없는 곳에서는 나 자신도 존재하지 않기에, 상대와의 만남이 진정한 만남이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도시에서도 만남이 없다면, 외로울 수 밖에 없고, 만남이 없는 곳이 결국 사막과 같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코끼리를 삼킨 거대한 보아뱀을 그려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그 그림을 보아 뱀이 아닌 그저 모자라고 하여 화가의 꿈을 접고 조종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 무척 실망하고, 그들 사이에서 외로워하는 조종사는 바로 '생텍쥐 페리' 자신이었는지 모릅니다.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는 그 곳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는데, 어린 왕자는 곧바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는 것을 알아 차림으로서 이 두 사람의 진실한 만남이 시작됩니다.



어린 왕자는 정성스럽게 돌보았던 장미 꽃에게 받는 실망과 상처를 달래기 위해 다른 별들을 여행하던 중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만 하려는 권위적인 임금님,  자신을 칭찬해주는 말만 듣는 허영심 많은 남자, 언제나 술을 마시는 술꾼을, 소유만 하려고 부자가 되려는 사업가, 명령에 따라 가로등을 껐다 켜는 사람, 이론에만 빠져 사는 고지식한 지리학자 를 만났고, 마지막으로 지구별을 방문하게 됩니다.



지구의 사막에서 만난 뱀은 어린 왕자에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도 외롭긴 마찬가지라고 대답하는데, 김용규 작가는 무척 평범한 이 말이 어린 왕자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외로움의 원인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한 관계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찾아낸 우물은 사하라 사막의 우물과는 달랐다. 사하라 사막의 우물은 그냥 모래에 구멍이 뚫려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 우물은 마을에 있는 우물과 흡사했다. 이곳에 마을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분명 꿈을 꾸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수많은 사람과 만나면서도 아무도 만나지 못하는 곳, 외로워하면서도, 어느 누구와도 관계를 맺기 원하는 않는 곳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아닌지 염려 됩니다.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나 '길들이는 법'에 대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길들인다는 것은 다름 아닌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법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나의 꽃이 되어준 그 장미를 한 송이지만, 수백 송이의 너희들보다 나에겐 더 중요해, 왜냐하면, 그 꽃은 내가 직접 물을 주고, 유리덮개를 씌우고, 바람막이를 세워주고, 그 꽃이 다치지 않게 벌레까지 죽였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투덜댄다거나 뽐낼 때, 심지어 토라져 아무 말도 안 할 때에도 나는 귀를 기울여 주었어, 그건 바로 내 장미꽃이니까."


어떤 것의 소중함은 오직 그것과 맺고 있는 관계에 의해 생겨나며, 우리가 맺는 관계 속에서 우리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는 것을 생텍쥐 페리의 어린 왕자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고립된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상호관계로 맺어진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다."


  - 생텍쥐 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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