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1945년 8월 15일 광복절

mood.er 2019. 8.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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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빼앗긴 주권을 되찾은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입니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자주독립을 되찾은 감격스럽고 뜻깊은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암흑처럼 절망적이었던 일제 강점기 시대에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온 삶을 바쳐 희생하신 독립운동가들이 계셨기에 빼앗긴 조국을 되찾을 수 있었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광복절을 기념하는 의미로 일제 강점기의 저항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였던 해환 윤동주 시인과 그의 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의 명동촌(기독교 신앙과 민족정신의 마을로 알려져 있음)에서 태어났으며, 항일 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2년 형을 선고 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 중 건강이 악화되어 1945년 2월 16일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관해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정체불명의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았다고 전해지는 가운데, 일제가 저지른 만행, 생체실험의 희생양이라는 사실을 함께 옥중에 갇혀 있던 동창 송몽규가 증언하였으나, 증언한 본인도 윤동주 시인이 사망한 지 약 20여 일 후 옥중에서 생을 마감하여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짧은 생을 살다간 윤동주 시인은 조국을 빼앗긴 채 일제의 강압에 고통받고 억압받는 조국과 동포들의 현실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였고, 그의 시 속에 삶의 고뇌와 슬픔과 번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30세가 채 되지 못한 29년의 짧은 생을 사는 동안 윤동주 시인만의 탁월한 감수성과 조국의 독립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암울하고 침통했던 삶의 깊은 고뇌가 담긴 작품들을 통해 우리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30일은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2주년으로 더욱더  감회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 <자화상>과 <길>, 그리고  <쉽게 씌여진 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본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을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쉽게 씌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은 최초의 악수.



윤동주 시인은 그가 살아생전에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시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여느 독립투사 못지않게 치열하게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바라고, 자신의 시를 통해 조국의 독립을 외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대표 작품 <서시>에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는 이야기처럼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조국 독립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온 생애를 바쳐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던 시인의 마음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애절하게, 우리들의 가슴 속 깊이 전해지고 있기에 시인은 결코 죽지 않고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뜻깊은 광복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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