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서는 학창 시절 어떤 과목을 가장 좋아하셨나요?
저는 국어, 음악, 영어, 사회 등의 과목을 좋아했고, 그 분야만큼은 정말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요즘은 어떤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건강, 운동, 다이어트, 맛집, 여행, 날씨, 연애, 책, 투자, 육아, 교육, 등... 학창 시절의 관심사와는 당연히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겠지요.
저는 요즘 철학자와 그들이 주장했던 사상에 대해 무척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 교양 과목으로 선택해서 철학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철학 분야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두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은 추구하는 정답은 하나지만, 그 문제를 푸는 사람마다 풀이 과정은 다양한 학문이라면, 철학은 그와 반대로 하나의 질문에 철학자마다 무한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즉, 수학과 달리 정답이 무척 다양한 학문이 철학이라는 학문인데 그 점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철학의 출발은 남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되며, 가장 중요한 핵심은 형이상학, 인식론, 가치론, 논리학입니다. 이 네 가지는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으며 누구든지 한 번쯤은 깊이 고민해 본 질문일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어떤 질문에서 시작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우선 형이상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내가 살고있는 세상은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의지하고 믿는 신은 과연 누구인가?
우리의 영혼, 자유 의지는 무엇인가?
인식론의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리란 무엇인가?
제대로 된 지식은 무엇을 말하는가?
가치론에서는 올바름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즉, 윤리학과 미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논리학에서는 제대로 된 사고방식은 어떤 것인가?
올바른 사고를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 가장 많이 하는 고민과 질문들을 모아봤습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사람들은 왜 살까?
나는 왜 학교에 다닐까? 공부는 왜 해야 할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왜 세상은 뜻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
사람들은 죽은 뒤에 어디로 갈까?
죽으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일까?"
먹고 마시는 것 외에 우리 인간에게는 이러한 철학적인 질문들이 그치지 않았고 그러한 고민에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며 인간다움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날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참된 인간다움을 추구하며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수많은 철학자 중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의 초기 작품 세 편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플라톤의 초기 작품 <메논>, <고르기아스>, <소크라테스의 변명 >은 모두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등장인물들과 대화하는 형식이며, 소크라테스로부터 무엇을 배웠고, 어떤 영향을 받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1. 메논
메논은 소크라테스에게 어떻게 덕을 얻을 수 있는지 질문합니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메논에게 다시 질문하는데 그 과정에서 질문한 메논이 토론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메논이 내린 덕의 정의를 보면 덕이란 단어를 이용해서 재차 덕을 정의한다든지, 단순히 예만 든다든지, 혹은 그 정의가 계속 반복되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엇을 묻는지도 모르면서 그와 관련된 다른 어떤 것을 물을 수 있는지 묻고 나서 인간의 영혼은 불멸하기 때문에 육체가 환생하는 사이사이에 사람들은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고 말해줍니다.
현생의 지식이란 다른 세상에서 배웠던 것을 기억해내는 행위인 것으로써 덕이 지식이라면 덕은 습득 가능하다고 소크라테스는 결론지었으나 덕을 갖춘 교사가 한 명도 없음으로 덕은 신이 내린 재능이 틀림없다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
2. 고르기아스
소크라테스는 고르기아스와 설득의 기술인 변론술을 주제로 토론을 시작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토론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무지한 사람이 다른 무지한 사람을 그르치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화자가 정의를 주제로 토론한다면 반드시 정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특히 변론술은 법정에서 소송 건을 놓고 논쟁을 벌일 때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정의의 문제에 유독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의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정의로운 사람일 것이고, 불의를 보고 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반대로 불의를 보고도 모른 척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토론하는 주제를 전혀 알지 못한 채 토론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선하게 행동하고 싶어 하지만 선에 대해 무지하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릇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행하는 악에 무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처벌은 사회 갱생을 목표로 행해져야 하며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처벌을 모면하기보다 처벌을 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의 변론술은 사람들이 불의가 무엇인지, 그 불의를 어떻게 바로 잡을 수 있는지 깨닫게 하는 데 이용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칼리클레스는 정의란 강자의 원리라고 주장하였는데, 소크라테스는 현자가 곧 강자라고 말했으며, 또다시 칼리클레스가 현자는 자신의 쾌락을 추구한다고 되받아치자, 소크라테스는 쾌락과 고통은 선악과 동일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3. 소크라테스의 변명(Apologia Socrates)
(여기서 Apologia는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델피의 신탁은 소크라테스를 당대 최고의 현자라고 선언하자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현명하다면 단지 자신의 무지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화편은 소크라테스가 끝내 사형을 언도받을 수밖에 없었던 혐의에 대해 자신을 어떻게 변호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현자라고 자부하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지혜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드러낸 사람들이 자신을 폄하하고자 거짓 소문을 퍼뜨린다고 주장하였으며, 부패하고 사악한 사람들은 자신의 동료에게까지 해를 끼치지만, 자신은 자신과 연결된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리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국가의 약점을 폭로했다면 이는 국가를 위해 한 일이며 오히려 자신의 행동은 보상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형 선고를 받은 뒤에도 죽음이 단지 소멸을 의미한다면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며 죽음이 더 나은 세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고귀한 영혼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확립한 철학 체계는 건설적이기보다 비판적인 경향이 강했지만, 플라톤은 이 한계를 초월하여 위대한 철학 체계를 확립하여 형이상학, 인식론, 정치사상 등을 통해 철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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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미 기원전 4세기에 현대 전체주의 국가와 전통 남자 기숙학교 이론에 정당성을 부여한 최초의 사상가였으며, 최초로 인식론을 주창했고(그의 스승 혹은 플라톤인지 명확하지 않음)‘왜’라는 질문을 통해 윤리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스의 민주정 정부가 자신의 스승을 사형시키자 정치인에 대한 불신감이 더욱 커져 스승의 죽음 이후 외지에서 생활하며 토론을 벌이며 살아갔지만, 결국 아테네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아테네로 다시 돌아와 어떤 삶을 살았고 무엇을 말하였으며, 사람들에게 어떠한 사상을 전파했는지 다음 시간에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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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4 - [인문학과 독서] - 철학자들의 세상 ② - 절대미, 절대선, 절대정의를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