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감정의 덫

mood.er 2019. 8. 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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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오들오들 떨며 옷깃을 세게 여미던 겨울이 생각나고, 막상 겨울이 닥쳐 추위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 시원한 수박의 계절 여름이 떠오르게 됩니다. 


푹푹 찌는 더위, 온몸에 흐르는 땀방울, 도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열기로 인한  불쾌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깨끗하게 샤워를 마친 후 느낄 수 있는 상쾌함과 개운함, 그리고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은 시원한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방금 전까지 느꼈던 불쾌한 감정은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맙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들의 감정은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가는 듯  수 차례씩, 아니 훨씬 더 많이 변화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감정이란 것에 의해 주변 사람들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모든 것이 짜증 나고, 불쾌하며, 귀찮아지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감정이 행복할 때는 온 세상이 행복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그와 반대의 경우에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힘들고 우울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삶의 전 생애에 걸쳐 '감정'이란 것의 지배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감정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말하며, 흔히 사용하는 말로 feeling, emotion, sentiment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행복, 환희, 기쁨, 감격, 감동, 감사함, 놀라움, 눈물겨움, 가슴 뭉클함, 살맛 나는, 즐거운, 좋은, 환상적인, 흐뭇한, 흥분됨, 시원하고 싱그러운, 만족스러움, 통쾌한, 짜릿함, 감미로움, 호감이 가는, 희망적인, 다정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있고, 그와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들에는 분노, 노여움, 고통스러운, 가혹함, 괘씸함, 기분 상하는, 나쁜, 모욕적인, 무서운, 분개한, 실망감, 속상함, 약이 오름, 불만스러움, 슬픔, 걱정되는, 고독함, 공허함, 비참함, 부끄러움, 불쌍함, 우울함, 절망감, 패배감, 허전함, 허탈함, 증오스러운 감정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 처할 때마다 감정의 소용돌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감정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것, 뇌의 작용에 의한 반응, 눈에 보이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와 늘 함께 하는 것 등등 감정이란 것에 대한 정의는 그 의미만큼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이토록 애매한 경계에 놓여 의견이 분분했던 '감정'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현대 물리학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려주었습니다.


"감정은 우리의 의식으로부터 나오는 생각이며, 이러한 감정은 아무런 힘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진동수를 지닌 파동이자 에너지를 가진 물질 입자" 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함께 일하는 동료 혹은 상사의 감정이 복잡하고, 언짢을 때, 어느 순간 자신도 그들의 감정과 같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복잡하면서도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서 나오는 진동수, 즉 파동의 영향을 곁에 있는 누군가가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감정은 진동수를 지닌 파동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서로에게 독립적이기보다 서로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나 혼자서만 행복하면 되고,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한마음. 한뜻으로 모두 함께 긍정적인 감정들이 모였을 때, 그와 같은 파동의 힘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감정을 제대로 활용하고 다루기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정을 다루려면 그 정체를 제대로 밝혀야 합니다. 즉, 감정의 덫에서 벗어날 때 많은 것들이 매우 간단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침몰시키는 것은 우리가 처한 상황 즉, 사실(FACT)가 아니라, 바로 감정(EMOTION)에 의해서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를 침몰시키는 것은 팩트가 아니라 감정이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3년 이상 연애를 하고 있는 연인이 있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첫 만남부터 첫눈에 반해 서로를 누구보다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르고  여자 친구의 몸무게가 연애 초기보다 약 10kg 정도 더 나가게 되었지만, 남자친구의 눈에는 여자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마음속에는 언젠가부터 원인 모를 불안함, 낮은 자존감에서 생긴 자격지심과 그로 인한 의심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너무 뚱뚱해서 못생겨 보일 텐데, 나보다 더 예쁜 여자들에게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아까부터 남자 친구가 저기 앉아 있는 예쁜 여자를 계속 쳐다보는 것 같아.'


'요즘 남자 친구가 나에 대한 마음이 시들해진 것 같은데, 언젠가는 나와 헤어지자고 하지는 않을까?'


이러한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녀의 내면으로부터 일어나고 있는 감정의 파동들은 급기야 남자친구에게까지 서서히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여자친구는 사사건건 남자 친구에게 시비를 걸고, 그를 괴롭히며 힘들게 했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감정의 덫에 걸려 알지 못했습니다.


'왜, 다른 곳을 쳐다보느냐',  '요즘 나에 대한 맘이 식어 버린 것 같다', 

'지금 내가 뚱뚱해졌다고 무시하는 거냐',  '예전에는 나에게 이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라고 하며 말도 되지 않는 억지로 남자 친구를 하루하루 힘들게 했습니다.


3년 전 처음 만났을 때와 변함없이 여자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던 남자 친구였지만, 계속되는 그녀의 짜증과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여자친구에 대해 사랑했던 만큼 점점 실망과 미움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던 어느 날  그 둘은 서로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여기게 되었고, 결국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여기서 감정의 덫에 걸린 여자친구가 몰랐던 사실, 즉 팩트는 '남자친구는 변함없이 여자친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면서, 낮아진 자존감에서 오는 우울하고 힘든 감정의 덫에 걸리게 됨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감정과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예전과 달라졌다면서 그를 원망하며 괴롭히기까지 했습니다.


그녀가 감정의 덫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내가 요즘 살이 너무 쪄서 자존감이 낮아진 것 같아. 노력해서 다이어트도 하고, 자신감도 회복해야겠어.'라며 남자친구에 대한 의심과 원망이 아닌 스스로에 대해 담금질하며 노력했을 것입니다.


이렇듯 남녀의 연애사가 아니더라도 '감정의 덫'에 걸려 '사실(Fact)'을 간과하고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만 휘둘려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되는 사례를 너무나도 많이 봤었고,  나 자신도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남녀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감정의 덫에 걸려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지게 된 것입니다. 



감정의 덫에 빠진 사람들의 특징은 스스로에 대한 객관성을 잃고,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기보다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원망하며,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의도한 것이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곁에 있는 누군가를 괴롭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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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 자신의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긍정적이며, 아름답고 황홀한 감정들이 그렇지 않은 감정보다 우리에게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침몰시키는 것은 팩트가 아니라 감정(감정의 덫)이다' 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라면서 명언 한 가지 소개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희극이란 인생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고, 비극이란 인생을 확대하여 클로즈업 한 것이다'


- 찰리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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