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평등한 인생을 원하시나요?

mood.er 2019. 7.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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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인문학 관련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들었던 강의 내용 중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바로 '평등시리즈' 라는 것입니다.


평등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평등 시리즈는 난생 처음 들었기 때문에 인상 깊게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강연자께서 이러한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었습니다.


"여러분은 평등이란 말을 좋아하시나요? 원래 인간은 다른 사람과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 즉, 똑같이 공평한 대접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남과 다른 삶, 즉, 평등한 삶보다 남보다 더  잘 살고 우월해지고 싶은 욕망앞에서는 그 누구도 남과 평등하기보다 월등한 삶을 원한다는 것이지요. 어째튼 우리 삶에서 평등을 원할수도, 그와 반대일수도 있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사실이 바로 지금 말씀 드리는 평등시리즈입니다. 궁금하시죠?" 



라고 운을 띄우면서 당시 함께 모인 청중들의 시선을 한눈에 집중시키며 계속 강연을 이어갔습니다.


"평등한게 좋든 싫든 인간이라면 모두 피해가기 어려운 게 있는데, 40대가 되면 지식이 평등해집니다. 불혹이라는 40대가 되면 그 옛날에 배운 것들은 거의 소용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즉, 가방끈이 길든, 혹은 짧든지 그때부터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따라 나름대로의 경험과 지혜가 쌓여 삶을 꾸려나가는데 그때 가방끈(학력)이 긴 사람보다 오히려 학력은 높지 않지만 살면서 얻은 지혜가 깊은 경우가 인생을 더 멋지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시 저는 20대 초반이었지만, 왠지 강연자의 설명에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특히 살면서 경험하고 그에 따라 지혜가 쌓여 학력의 높고 낮음이 아닌 인생을 직접 경험하면서 생긴 삶의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50대가 되면 무엇이 평등해질까요? 50대가 넘게 되면 젊었을 때 그토록 미남, 미녀였던 사람도 혹은 반대였던 사람도 특별히 예쁠것도 미울것도 없이 거기서 거기가 되는 외모의 평등이 옵니다. 대신 50평생을 살아오면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왔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상과 풍겨지는 이미지는 미남, 미녀와 관계 없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표정과 인상의 좋고 나쁨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 창조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입니다. 거울을 한 번 바라보세요. 어떠신가요?"



앞으로 50대가 되려면 당시에는 30년 이상이 남았기 때문에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미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시점에서 외모의 평등이 무엇을 의미하며 자신의 표정과 인상에 대한 책임은 바로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실감 납니다. 10-20대와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삶의 흔적이 그 사람의 표정과 인상에서 분명한 기록으로 남겨진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마치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60대가 되면 성의 평등이 오는데, 행동방식에 있어서 남녀 구분이 예전만큼 뚜렷하지 않게 됩니다."


연세가 점점 드시면서 여성은 예전보다 남성호르몬이 증가하고 남성은 여성호르몬이 보다 더 많아지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향이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예를들면 점점 더 건장해지시고 목소리가 우렁차고 커지시는 어머니들과 정년 퇴직 후 요리에 취미를 갖고, 아내의 외출에 일거수 일투족 잔소리 하시는 아버지들을 주변에서 볼 수 있는데, 성의 평등이란 말이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70세가 되면 건강의 평등이 오면서 안 아픈 사람도 , 아픈 사람도 거기서 거기가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살아온 분들의 경우에는 월등하게 차이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말 주변의 어르신들을 보면, 아직까지 그 연세에 돋보기도  쓰지않고, 허리도 꼿꼿하시고, 오히려 젊은이들보다 더 활력 있는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몸의 어딘가에 이상이 생겨서 드시는 약의 종류만 해도 벌써 4~5가지 이상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80대가 되면 재물의 평등이 옵니다. 제아무리 돈이 많아도 혹은 없어도  돈을 쓸 곳도 많지 않고, 약해진 치아때문에 먹을 것도 제대로 드시기 힘들어지고, 좋은 집에서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지만, 이제는 그 동안 죽기살기로 모으며 쌓아둔 재물들이 점점 소용 없어짐을 느끼는 시점이 바로 재물이 평등해지는 시기입니다."



가끔씩 뉴스에서 재산 상속 문제로 법정까지 가서 다투고, 유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적이 되고 남이 되는 것을 보면, 그토록 열심히 살면서 쌓아온 재산과 재물이 과연 다 무슨 소용일지 짐작이 가는 것 같습니다.


"90대가 되면 생사의 평등이 옵니다. 조금은 슬픈 말이지만, 살아도  산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평등 시리즈의 마지막인 생사의 평등 부분에서는 모든 청중이 숙연해 질 수 밖에없었습니다. 누구든지 나이 듦은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생사의 평등 부분에서 한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매에 걸리셨던 조모님을 떠올려보니 참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나이듦이란 무엇이며, 이것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우리는 90대의 나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와 나이드신 어르신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인터넷 등을 통해 아실 것입니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를 이해 못하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 말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의 모습이 결국 우리들이 만날 먼 훗날 자신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모든 세대는 서로에게 거울과 같은 존재입니다.



남과 다른 차별화가 우리 삶의 유행 같이 되어 버린 지금 인생의 평등 시리즈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 줍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막론하고, 나이 들수록 우리 삶이 점점 평등해지는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반기를  들기 어렵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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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에서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가치 있고 멋지게, 누구보다 더 진정성 있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학력, 재산, 외모, 나이, 등과 상관 없이 아름답고, 훌륭한 삶을 살았노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 훗 날 내가 지금의 나를 후회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도록 내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가꾸며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스스로의 삶을 변화시켜 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시간은 모든 진리의 아버지다. 하지만, 시간의 경과가 가져다주는 늦은 지혜에 만족하지 말고, 맹렬한 기세로 변화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라."


                                                  -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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