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르상티망(Ressentiment) -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mood.er 2019. 7. 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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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상티망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원래 원한, 복수심을 뜻하며, 철학의 관점에서는 약자의 입장에 있는 누군가가 강자에게 품은 시기심, 혹은 좋지 않은 감정을 의미합니다. 특히 르상티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자신들이 가진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보다 열등감을 주는 근본 원인, 즉 강자를 부정하며 오히려 자신을 합리화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이것에 대해 니체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습니다.



니체는 주인의 도덕(여기서 주인이란 귀족을 의미함)을 행하는 강자에 대한 약자(귀족의 반대인 노예를 의미함)의 감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르상티망을 사용했는데, 여기서 주인이 갖는 도덕과 노예가 갖는 도덕을 구분 짓습니다. 즉, 주인의 도덕이 좋음에서 나쁨을 끌어내는 자발적이고 자기긍정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한다면, 노예의 도덕은 상대(강자,귀족)를 악, 자신(약자, 노예)은 선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다시 말해 약자는 본능적으로, 혹은 어쩔 수 없이 강자에 대한 비난과 부정으로 시작하며 강자에 대한 반감을 자연스럽게 품게 되는데, 결국 강자는 좋음과 나쁨으로 구분 짓지만 약자는 선과 악을 의미하는 도덕적인 성격으로 규정지으며 의미가 전도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니체는 기독교가 인간의 본성(이기심, 자기중심주의)을 부정하고 자기 증오를 조장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는데,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전하는 예수의 <성경>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노동자가 자본가보다 더 훌륭하다는 메시지는 전형적인 르상티망의 본보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니체가 말하는 근대 철학의 도덕적 관념은 기독교에 있어서 금욕주의적 이상향이 변질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M.셸러는 근대 사회의 시민 도덕과, 사회주의 사상은 소수 지배자(니체가 말하는 강자)에 대한 대중의 르상티망에 대한 결정이라고 하였으며 윤리적 프롤레타리아트의 의의를 강조하였습니다. 결국 셸러의 개념은 사회 심리학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철학적인 관점에서 르상티망에 대해 접근해보았다면, 이제부터는 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행복에 대해 부러워하며 심지어는 배까지 아파합니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의 불행에는 안도하며 내심 기뻐하는 이유와 심리는 무엇일까요?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현대의 소비사회에서는 올바른 소비 생활에 대한 인식을 방해하는 요인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광고를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고 결국에 물신주의(物神主義)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광고를 통해 생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좋은 직장에서 많은 월급을 보장받기 원하고,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서 남들보다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에 대해 동경하게 됩니다.


인간됨, 인감다움을 평가하는 잣대가 그 사람의 인격과 성품이 아니라 그가 갖고 있는 돈과 배경, 지위와 권력, 직업과 재산 등으로 평가하게 된 결과 사람들은 남이 누리고 가진 것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상대에 대한 잘못된 평가와 편견 등을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삶의 목적과 기준이 남과 비교하며 물신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며 자신의 삶에 대한 올바른 기준과 가치관을 확립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좋은 대학에 입학시켜야 하기 때문에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좋은 학원에 보내고 고액의 과외 선생님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인생을 넓게 바라본다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 이상으로 올바른 가치관과 삶의 기준을 가르쳐 주었을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혜와 저력이 생길 것입니다.


누가 얼마나 비싼 차를 몰고 다니는지, 아파트는 강남의 어디에 평수는 얼마나 되는지, 명품백과 얼마짜리 옷을 걸치고 있는지, 여행은 얼마나 자주 다니고, 그 집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내가 갖지 못한 어떤 것을 나보다 더 누리고 사는지에 대한 비교와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인간다우며, 마음의 결이 고운지, 타인을 배려하고, 인품이 얼마나 훌륭하고 고결한지, 어떠한 노력을 하며 살아가는지, 겉으로 치장한 모습보다 그 사람 내면의 진짜 모습은 어떤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러한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변화해야 하겠지요.


물신주의, 물질주의 사상에 의해 남과 비교하고 평가하지 않는 순간 여러분의 마음과 정신은 너무나도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대한 존재의 이유와 올바른 가치관, 인간다움을 간직했을때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함께 기뻐할 수 있게 되어 여러분의 평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좋은 인연, 좋은 친구들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르상티망으로 시작하여 니체와 셸러의 철학적인 관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니체와 셸러의 관점이 아니라 이러한 철학적 사유가 단순히 르상티망에 의한 것인지, 우리의 삶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관점과 그에 따른 문제의식에 기인한 것인지 혹은 아닌지에 대해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는 더 이상 자신의 삶을 누군가의 행복과 물질에 비교하며 물신주의에 집착하는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가치와 아름다운 행복, 내 안에 감춰진 순수한 감성과 따스함을 발견하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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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행복과 즐거움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특히 사랑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와 마주 앉아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에 대해 함께 교감할 수 있다면 더욱 더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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